7월 16일 성남아트센터 갤러리808에서 20대 청년 권순욱 작가의 개인전 개막식이 있었다.
‘아름다운 세상 - 아름다운 도시 성남!’이 7월 13~21일 권순욱(26세) 작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응원 속에 열리고 있다.
서정림(성남문화재단) 대표의 축하 응원과 드림앙상블 축하공연이 전시장을 채워준다.
오랜 세월 권 작가를 지도해 온 남기희(작가) 지도교사는 인사말을 하면서 울컥하는 감정을 참을 수 없었다.
“오늘 전시를 통해 우리 작가가 나의 길을 스스로 갈 수 있지 않을까 믿어 봅니다. 하고 싶어도 왠지 용기 내지 못하는 많은 사람에게 본이 되고 꿈을 주는 새로운 계기가 되고, 앞으로 작가로서 승승장구하기를 기대하며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남기희 선생님은 함께 해온 세월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즐겁고 행복했다고 했다.
개막식을 진행한 이정희 아나운서는 세상과 소통하는 작품전 등 많은 수상경력을 발표하면서 권순욱 작가를 소개했다.
“권순욱 작가는 중복장애(청각장애·언어장애·자폐)를 가진 어려운 상황에서도 끊임없는 노력과 작품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이 시대 가장 주목받는 20대 청년 작가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한국 장애인 아트페어 선정작가로 2016년 현대조형미술대전에서 특선을 수상하면서 2018년 평창패럴림픽 기념 미술전시회, 대한민국 현대미술총람회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습니다.”
신항섭 미술평론가도 권 작가를 축하했다.
“권순욱 작가는 나만의 세계를 완성한 것 같습니다. 나만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 모든 작가의 꿈입니다. 권 작가는 그 꿈에 일찍 도달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소재로 삼았던 건물들을 띄엄띄엄 그린 것이 아니라 밀접시켰어요. 친구들 어깨동무를 하듯 그렇게 밀집된 집들의 형상이 화면을 꽉 채우고 있어요. 집 모양이 전부 다릅니다. 크기도 다르고, 창문도 다르고, 다양한 집을 밀집해서 화면을 꽉 채웠습니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들이 답답해 보이지 않을까?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아름다운 인간사회의 모습과 비교될 수 있겠습니다.”
“누구에게나 정서적으로 편안함, 행복, 사랑, 꿈, 이런 것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그림의 힘입니다. 권 작가는 그런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놀랍습니다.”
“몇 년 전에 봤을 때보다 많이 성장했고, 그림도 그만큼 비례합니다. 그동안 얼마나 노력했는지 그림을 통해 짐작했습니다. 부디 권순욱 작가가 건강하게 지금과 같은 발걸음으로 오래오래 좋은 그림을 많이 그려서 우리 모두에게 행복한 그림들을 남겨 주기를 바랍니다”라는 칭찬과 격려의 말을 이어갔다.
수원에서 온 이제순(69) 씨는 그림 앞에서 말을 잊지 못했다.
“색에서 느껴지는 따스함, 골목골목 채워진 꽃과 나무들, 상상력을 초월한 성남이라는 도시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도시의 모습을 봅니다. 중복장애 작가라는 점에서 부모님의 응원과 지도 선생님의 노력과 작가의 의지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울컥합니다. 가슴 따뜻함과 가슴 뭉클함을 안고 갑니다”라며 박수를 보냈다.
“그림 보니 좋아요”라고 한마디로 표현하는 이서윤(서현동) 어린이 가족이 전시를 보면서 마음이 꽉 차오르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무엇인가 꽉 찼는데 불편함이 없어요. 마음에 안정을 주는 따뜻함과 편안함으로 다가왔어요.”(엄마 배혜정 씨)
“작가의 성장 배경을 읽으면 장애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화폭이 꽉 차도록 본인의 마음을 채워놓고 싶은 작가의 마음을 보는 것 같습니다.” (아빠 이강용 씨)
서울에서 공연을 보러왔다가 전시장 앞에서 발길이 멈춰졌다는 이종욱, 장보연(금호동) 씨는 중복장애 작가라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이분만의 색깔이 있는 것 같아요. 전시장에 들어오는 순간 편안한 세계에 들어온 느낌이었어요. 모난 것이 없는 집들이 형성된 도시의 아름다움을 보면서 또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세계를 그린 천재성을 보는 것 같습니다”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누구보다 인내하며 자신의 삶을 굳건히 세우며, 권순욱 작가를 위해 정성을 바쳐온 부모님이 있기에 빛나는 전시회장이다.
하루의 일과를 빈틈없이 채워가는 아들을 보면서 힘을 내고 있다는 김서정(사회적협동조합 드림온) 이사장은 간절한 소망이 있다고 했다.
“엄마는 늘 설렙니다. 이제 성남의 아들입니다. 매일 그림일기로 하루를 표현하는 아들을 보면서 재능을 발견했었어요.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오늘까지 왔습니다. 어린 아들과 수없이 동그라미, 네모를 그리며 인정과 칭찬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네모, 동그라미가 지금의 그림이 돼. 이제 장애 친구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권 작가는 지난해 성남시 장애인 문화예술진흥사업에 선정돼 성남시청에서 네 번째 개인전을 했다. 올해는 성남큐브미술관에서 ‘2024 성남 작가조명전 〈아이덴티티의 성장〉’ 기획전시에 참여했다.
이번 개인전이 7월 21일 끝나면 22일부터 31일까지는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아트홀에서 작품을 전시한다.
“마음에 슬픔이 있어서 전시장에 왔다가 다시 마음을 다잡고 간다”는 장애 부모의 말이 귓전에 맴돈다. 힘내세요! ‘아름다운 성남’은 작가의 꿈, 우리들 꿈의 세계다.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